지방직 9급 공무원 11 병가① feat. 지방직 남자 공무원

2022. 1. 8. 14:32공무원/지방직 9급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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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방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신체적·정신적인 이유로 병가와 질병휴직을 한 적이 있다. 일부 공무원들이 병이 있음에도 책임감에 혼자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의사의 진단 결과 치료가 필요한 때에는 우선 몸을 회복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작은 팁이라도 드릴 수 있을까 싶어 필자의 병가와 질병휴직에 대한 히스토리 및 절차, tip 등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방직 남자 공무원의 숙명

 

필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부터 관절이 좋지 않았다. 특히 어깨가 좋지 않았는데 어릴 적 운동하다가 다쳐서 수술까지 받았던 적이 있다.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그 부분을 관리하면서 생활했다.

 

그러나 지방직 남자 공무원으로 근무한 분들을 잘 아시겠지만 행정직이어도 몸 쓰는 일이 필수업무로 느껴질 만큼 땀 흘려 일할 기회가 흔하게 생긴다. 내 업무분장에 있는 업무가 아니어도 남자 직원이 할 만한 일손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회의를 준비할 때 책상이나 의자를 옮기는 것은 기본이고 복지팀에서 지급할 기부 물품 나르기, 선거철이면 공보물 나르기, 기관·단체 등에서 주최하는 행사 준비, 산불 진화 투입 등등 몸을 써서 일할 기회가 많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나름대로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다쳤던 어깨가 상했던 것 같다.

 

 

코로나19 구호물품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했고 지자체별로 자가격리자에게 구호물품을 지급하게 됐다. 필자가 근무했던 지자체는 지금은 택배를 이용하고 명절 연휴 등 불가피한 경우 직원들이 직접 배달을 했는데, 처음에는 물품들을 직원들이 자가격리자의 거주지에 구호물품을 직접 전달했다. 자가격리자가 늘 수록 구호물품 전달에 동원도 잦아졌다.

 

그런데 그 구호물품에는 식수 등이 액체류가 포함되어 있어서 무게가 상당했고, 임용 후 4년간 혹사당한 필자의 어깨를 급격히 악화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 같다. 설상가상 그해 여름휴가 중 다쳐서 한의원 등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던 골반도 점점 더 나빠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때 빨리 병가를 내고 한동안 치료를 받으며 쉬었어야 했는데, 정기인사가 한참 남은 시점에서 내가 빠지면 누군가는 그 일을 한동안 떠맡아해야 하기 때문에 동료 직원들에 책임감과 미안함에 선뜻 자리를 비우는 결정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때가 9월이었는데 그런 상태로 약 2개월을 버티며 더 근무했다.

 

 

최악의 파트너

 

이전 글들에서도 간혹 언급했지만 필자가 파트너 같은 관계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은 불성실하게 근무하기로 유명한 분이었다.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운다던가, 불필요한 출장을 자주 나간다던가, 업무 숙지가 미숙하여 민원이 잦는다던가, 일을 떠넘긴다던가 등등. 심지어 나잇값도 못해서 필자와 열 살 가까운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밥값과 커피값을 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물론 손 아랫사람이 낼 수는 있지만 한국 사회의 정서를 생각하면 물음표가 생긴다. 아니면 이번에 이 사람이 냈으면 다음에 저 사람이 내는 게 인지상정 아니던가. 그런 것도 없는 분이었다. 그렇게 행동하면서도 자존심은 강한 참 우스운 사람이었는데, 아마 비슷한 상황을 겪어본 분들은 필자가 어떤 마음으로 근무했을지 잘 그려질 것이다.

 

그러던 중 필자가 병가를 내게 된 결정적인 상황이 생겼다. 위에 언급한 저 분께서 필자에게 서류를 던지듯 건네준 일이 있었다. 필자는 참을 인 세 번을 그리며 작은 목소리로 조심해줄 것을 말씀드렸는데, 이에 격분한 그분께서 필자를 끌고 나갔고 청사 발코니에서  한바탕 말싸움이 벌어졌다. 그전부터 그 분의 불성실한 근태로 인해 필자도 감정의 골이 깊었기 때문에 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역사회라는 게 참 야속했던 것이, 그분께서는 자가 같이 근무했던 팀장님의 어릴 적 동네 친구였다. 분노를 마음껏 표출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팀장님의 얼굴이 오버랩되어 차마 그러지 못하겠는 것이 한스러웠다. 아무튼 그러고 나서 그분은 당시 필자가 근무했던 팀의 팀장이, 필자는 다른 팀원이 진정시키기 위해 데리고 나갔다.

 

필자는 곧 사무실로 복귀했고 그 분과 함께 나갔던 팀장이 혼자 사무실로 돌아왔다. 필자는 사건이 발단이 그분이라고 생각했으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가 되었기에 팀장에게 가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건넸다. 그 때 당연히 필자에게도 자초지종을 물어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당시 팀장에게서 바로 '네가 잘못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 팀장은 필자가 그분 때문에 고생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고충을 토로한 적도 있고 그분이 원래 그렇다는 말을 하며 위로 섞인 말을 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사감이 들어갔던 것일까. 두 분의 관계가 어떻든 공과 사는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리자라면,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든 어느 한쪽의 말을 들었으면 형식적으로라도 다른 한 쪽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나 그 팀장은 팀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두 사람의 친분 관계를 위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를 받던 병원에 가서 그동안 물리치료만 받으며 버티던 어깨에 대한 MRI 검사를 진행했다.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짐작은 했었는데, 걱정한 대로 우려할 만한 검사 결과가 나왔다. 이제 더 이상 고민할 것이 없었다. 팀장의 조직관리는 필자의 마음을 오히려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부서장께 몸 상태와 진단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 진단서를 발급받아병가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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